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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생사무 2020-03-24

 

위생사무¹

 

사람이 불행해지는 것은 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며, 질병이 찾아오는 것은 불결함에서 시작되는 것이 다반사이다. 불결한 것은 집 근처의 썩은 물과 더러운 것, 오염되고 습한 기운 등에 가장 많다. 이런 까닭에 보통 때에는 집집마다에 깨우치고 알려서 청결 법을 힘써 행하게 한다. 측간을 밀폐하여 악취가 새는 것을 막고, 더러운 물² 이 흐르는 길을 막히지 않게 잘 통하게 하여 막힌 습기의 증발을 제거한다. 문지방과 뜰 계단에 물 뿌리고 비질하기를 항상 부지런히 하며 먼지와 쓰레기는 반드시 없애고 잡초는 반드시 제거하도록 한다. 만약 게으른 사람이 있으면 단속하여 다그쳐야 한다. 또 시장에서 파는 물건 중에서 부패한 생선과 육류 및 덜 익은 제철 과일 등은 판매를 금지하고, 식수의 경우에는 그 사용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데 불결한 물은 만병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는 예방법을 가르쳐 실행하게 한다. 예방법이란 병을 앓는 이가 있는 집의 부근 지역에 경계선을 획정하여 행인의 오고 감을 차단하고, 또 그 집에 가서 조사하고 석탄회산³  등의 물질로 환자의 옷과 배설기(대소변) 등을 소독하여 미균⁴을 죽임으로써 전염의 매개체를 일절 제거한다. 미균이란 것은 벌레 중 극히 작은 것인 까닭에 현미경이 아니면 보기가 불가능하다. 무릇 괴질과 여역5​​​, 천연두 등 일체의 전염병에서는 이러한 세균이 모두 있어서, 음식 섭취 때나 호흡을 통하여 사람의 입과 배에 침입하면 순식간에 무성하게 번식하여 그 병을 전하는 까닭에 박멸하지 않으면 재난이 만연함을 막지 못하게 된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추어져서 이미 그 유포가 넓어지면 완전한 소멸은 어렵게 된다. 심하면 온 세상에 횡행하여 무수한 생명을 죽이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니 대수롭지 않게 소홀히 여김은 절대로 안될 바이다. 대개 전염병의 독은 전쟁보다 심하니 전쟁은 적의 장정을 죽일 뿐이며 그 테두리도 한계가 있지만 전염병은 노소와 부녀자를 막론하고 당한 자는 반드시 죽게 된다. 매개물을 따라서 유럽의 벌레가 아시아로 날아드는 경우도 있고, 아메리카의 세균이 호주에 흘러 전한자도 있다. 사람이 꿈속에서도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서 나타나기도 하며 이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곳까지 이르니 가히 크고 깊게 걱정할 수밖에 없다. 천연두는 다른 병에 비해 예방이 매우 쉬운데, 곧 우두법이 그것이다. 향 무소에서 살펴 행하여 태어난 지 백일 이상인 아이에게 반드시 맞게 하여, 매년 봄에 향 전역의 어린아이에게 반드시 시행하도록 한다. 수역6​도 역시 불가불 엄격하게 예방해야 하는데 가축 중 소, 말과 닭과 개 등이 걸린 병이 전염성과 관계되면 어떤 사람의 소유인지를 따지지 말고 즉시 죽이고 깊이 매장하여 퍼뜨려지는 재난을 막아야 한다.

 

1) 준비시대, 향자치 편, p 70~72, 손병희 저, 손윤 역저, 2015.3.1

2) 더러운 물이란 옷을 빨거나 그릇을 씻은 물이다.

3) 석탄과 석회 따위​

4) 미균(黴菌) : 세균의 다른 말​

5) 癘疫, 전염성 열병의 총칭으로 온역(瘟疫)이라고도 한다.

6) 獸疫. 가축들 사이에 유행하는 전염병​​

 

 
  손병희 묘역 등 국립묘지로 하자
  개벽과 시정지(통일학당 3월 강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