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명예회복 길 열려” 환영
정부가 발표한 3·1운동, 간토(關東)대지진 피살자 명부를 두고 한·일 역사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진실규명에 더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역사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명부 발견을 반겼다. 손윤 의암손병희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정부의 공식 문서로 확인된 명단이라면 신뢰할 수 있는 타당한 자료”라며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사람들이 조상의 명예를 회복할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으로 그치지 않고 더 심도 깊은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금껏 그 자료들이 묻혀 있었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한·일 역사문제에서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추가로 독립유공자가 확인된 것은 환영할 일이나 아직도 발굴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승만 정권의 기록물은 주로 일본 측 사료를 토대로 한 것이었고 남한 단독정부였기 때문에 북한의 사망 집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문서들이 역사적으로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독립운동가 피해보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강제동원 피해자 명단은 1957~1958년 작성된 ‘왜정 시 피징용자 명부’의 원 데이터로 보이고 학계에서는 없어졌다고 보던 자료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그 자체로 역사적 고증자료의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역사문제로 경색된 한·일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1965년 한·일협정에서 다루지 못한 식민지배 배상 문제를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환기하고 또 일본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2013.11.20.자 경향신문 -